다른 문 찰나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되다니. 사람 일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오픈 마인드로, 어디까지 흘러가자 보자는 마음으로, 한번 부딪혀봐야겠다. 

요즘 인풋보다 아웃풋이 많은 것 같아서 많이 피로하다. 

공부하자. 공부하고 또 공부하자. 그래야 살아남을 것 같다. 젠장, 또 자신을 몰아부치는 주문이네. 이 한결같은 불안. 그래도, 이제는 크게 한숨쉬지도 않을 테니까. 20년을 혼자서 버텨온 삶. 20년을 자유롭게 누린 삶. 사실 같은 삶인데 왜 뉘앙스가 이리도 다르냐구. 

어제는 일하다 이런 생각도 했다. 그와의 이별을 내 손으로 종지부를 찍으면 다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가 볼 땐, 제대로 끝까지 가 본 적도 없고 한번도 꽃핀 적도 없는 관계인데, 그러니까, 새삼 끝낼 것도 없는 사이인데 혼자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며 붙잡고 있는 것 같았다. 연애는 분명 내 삶의 일부이다. 그런데, 그걸 빌미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도 도망치고 있을까.

결혼하였다고. 엄마가 되었다고. 세상이 부조리하다고. 만약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나타난다면, 싸워야 하는 게 아닌가. 설사 당장 그 벽을 넘지는 못한다 할 지라도, 금이라도 가게는 해 놓아야 자신의 다음 선수들이 그걸 결국에는 깨부술 게 아닌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알량한 자유들이, 그렇게 얻어진 거잖아. 왜 당신들과 나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모르냐구.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난 결혼하면 안정되리라 생각했는데. 안정되리라는 내 신념이 안정을 만드는 거지, 내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은 절대로 갑자기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해서 세상은 매일의 서바이벌 게임이다. 하지만, 당장의 사건사고를 피하는 축복을 누리고 있다면, 적어도 오늘 이 순간은 안전한 거잖아. 찰나일 지도 모를 무사함에 언제나 감사해야 한다는 것, 사람들이 그걸 알면 지금 손 잡은 인연들을 귀하게 여길 수 있을 텐데. 

오늘 내가 연 새로운 문은 어떤 문일까. 그 너머가 무엇이 있을까. 진짜 긴장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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