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코스모스] REVIEW_BOOK

온다 리쿠 작품은 드문드문 읽었던 것 같은데. 장르 넘나드는 다작 작가라는 포인트 때문에 정식으로 붙잡아보기로 했다. 작가의 작품수가 후덜덜하니까, 연극을 소재로 한 작품을 읽는다든지 학원물 혹은 장르 혹은 시리즈로 읽는다든지 몇가지 접근법이 있는 듯 한데,일단은 처음으로 나왔던 [여섯번째 사요코]는 진짜 내 취향이 아니었고, 학원물에는 감흥이 덜 해서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 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요새 전공책을 많이 읽으니까 공부하는 중간중간 가볍게 읽으려면, 요즘 페북에서 인기라는 [나와 춤을]을 읽는 것도 괜찮을 듯.  

[초콜릿 코스모스]는 다른 책들을 빌리다 그냥 기준없이 골랐는데, 의외로 흥미진진했다. 작가가 연극 마니아라서인지 배우와 연기에 대한 무협 판타지 같은 느낌. 고수가 있는데 내추럴 본 천재적 고수가 있고 그 둘의 격돌이 펼쳐진다! 이런 느낌으로 [유리가면]의 프레임을 많이 가져왔다. 작가도 같은 느낌으로 썼다고는 하는데, 역시나 영상이 아니라 문장으로 읽는 천재적인 연기, 란 알 수가 없다. [여섯번째 사요코]에서도 반복되는 완벽한 연기 혹은 완벽한 존재감에 대한 설정은, 해당 연기자와 연기 장면이 내가 만들어낸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니까 "그런 셈 치자" 로 넘어가야 해서 재미가 없어. 스케일만 커졌을 뿐, [여섯번째 사요코]의 구성을 그대로 재현한 듯 해서 또 고만고만하게 느껴졌다. 

오히려 소설 자체보다는, 어린 시절 연극하던 기억이 그립게 떠오르는 자신이 신기했다. 

어렸을 때는 연기하며 살아볼까,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는데. 원래 나는 조연출을 맡았었는데 막이 오르기 직전 주연배우의 도망으로 모든 배우의 모든 대사를 외우는 내가 어쩔 수 없이 배역을 맡아야 했던 기억. 하지만, 무대는 엄청 짜릿한데다 재밌었고 연기는 전문 연기자에게 호평까지 받고 나중에는 팬레터까지 받고 나니, 내가 연기에 재능이 있나, 착각했던 시절. 돌아보면 정말 '청춘'이라는 단어에 상징적으로 떠오르는 순간인 듯 하다. 하지만, 난 연봉 60만원으로 버틸 만큼의 열정은 없었기 때문에, 영화를 해야겠다 마음 먹고 뒤도 돌아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영화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나 하면 그것도 아닌데. 만약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적어도 다음 작품까지는 하지 않았을까 싶어. 한 작품은 너무 하지 않나. 단편영화도 한 작품. 초라하게 말야. 연극도 하나, 영화도 하나, 뮤비도 하나, 광고도 하나, 공익광고도 하나, 애니메이션도 하나. 대체 뭘 하고 살았던 거지. 어째 2개를 한 게 없냐고. 헐. 웃겨 죽겠네. 

여튼, 온다 리쿠는 당분간 계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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